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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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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2 09:27:14, 조회 : 4,133, 추천 : 1125 |
항상 가보고 싶고 구석구석 돌아다녀 보고 싶었던 울릉도,
하지만 비비람이 사나우면 며칠간 꼼짝 못하고 갇혀 지내야만 한다는,
그래서 바쁜 업무에 감히 엄두내지 못했던 그 울릉도 섬나라를 금년에는 아예 하기휴가의
첫머리에 다녀오기로 하고 7월 넷째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이미 대부분의 여행사는 만원이라 자리가 없댄다. 그러나 의지가 있으면 길이 열리는 법인지 울릉 글로벌 관광의 대구지사에서 운 좋게도 자리를 마련해 준다.
7월29일 밤늦은 11시 45분발 독도 페리호.
한낮의 쏟아지던 폭우는 간곳이 없고 밤하늘엔 별이 총총하니 기분좋은 출항이다만,
선실에만 갇혀서 선잠자며 보낸 긴긴 여섯시간의 항해에 넌더리를 칠 무렵 드디어 울릉도 도동항에 첫발을 디딘다. 이른 새벽에 마중 나와 준 여행사의 봉고차에 올라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도착한 마리나 관광호텔,
아담한 산골의 정겨운 호텔 모습이다.
방에서 간단히 샤워하고 내려와 식당에서 마주한 진수성찬의 아침식사는
아내와 나의 잠을 설친 찌뿌둥한 기분을 한방에 날려버린다. 넉넉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기다리고 있는 건 꽉 짜여진 관광 스케쥴. 테라칸 운전기사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통구미 마을을 시작으로
아름다운 울릉도 일주도로를 따라 태하-추산-나리분지를 돌아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 다시 호텔로 오니 더덕구이와 아울러 울릉도의 별미 나물을 가득 맛있게 요리한 점심상이 기다린다.
어쩔 수 없는 속물근성이라지만 여행지에서의 별미시식은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이리라.
매년 식도락 별미여행으로 남도땅만 밟아오다 울릉도에서 생각도 못한 미식을 마주 대하는 그 즐거움은 또한
남다른 맛이다. 즐거운 식사 후의 독도박물관-약수공원-멋스런 해안산책로는 울릉도의 또 다른 비경이 아닐런지.
다음날 아침,일찍 부산하게 움직여 성인봉 등정을 할려니
글로벌 관광의 귀염둥이 진도개인 복순이가 길을 인도해주겠다고 따라 나선다.
호텔에서 이어진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 안평전을 돌아드니 복순이가 인사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아마도 더 이상은 힘이 든다고 생각한 것인가. 안개 자욱한 울울창창한 나무사이를 돌고 돌아 올라선 성인봉-
드넓은 동해바다를 조망할수없게 자욱한 안개가 아쉬웁고 나리분지쪽으로 내려가 성인봉의 구석구석을 돌아볼
기회가 없는 것이 아쉬웁지만 우리 반도의 동녂 끝자락 울릉도에 와서 성인봉을 돌아볼수 있다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기면서 독도행을 염두에 둔 빠른 하산길을 재촉하여 호텔로 오니 복순이가 반가운지 꼬리를 살랑거린다.
점심 식사를 재촉하여 마무리하고 한달음으로 달려온 도동항에서
여행사에서 예약해둔 독도행 시 플라워호에 오른다. 깨끗하고 쾌적한 배를 타고
선인들이 목숨걸고 지켜낸 우리 땅 독도를 보기위한 사람들의 설레임을 뒤로하고 높은 파도는
우리를 독도의 한켠 땅 딛음을 허락지 않고 겨우 두바퀴 독도를 가까운 지척에서 손들어 내 땅임을
확인케 하고는 짙어지는 어두움속으로 가슴 뭉클한 감격을 잠재운다.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 땅을 지켜야하는 절박한 임무를 가슴속 깊이 되새겨주면서.
밤 10시가 가까워지는 시각에 우리 부부를 호텔까지 태워주기 위해 여행사에서는 기꺼이
차량을 부두까지 보내어주셨다. 고마웁게도.
호텔에 도착하니 그 늦은 시간에 식당에는 대구지사에서 바쁜 일손을
도와주러왔다는 두 아리따운 아가씨들과 함께 호텔 여사장님이 우리를 마중하여 주신다,
울릉도에서는 귀하다는 싱싱한 횟감과 약소 불고기 같은 별미식을 잔뜩 준비하시고.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대구에서 온, 이순이 얼마 남잖은 우리 부부를 위해 맥주 파티를 열어주시고
울릉도의 이런저런 얘기에 밤이 깊어가는 줄을 모른다. 성인봉 등반에 독도 탐방에 녹초가 된 우리를 위해....
8월 1일, 겨우 3일간의 을릉도 여행을 마무리하고 떠날려니 아쉬운 마음만 남는다.
독도 페리호를 타고 긴긴 여섯시간의 항해는 무료함을 달래어 주는 돌고래떼들의
멋진 유영을 잠깐씩 보며 달래어 가면서 짧디짧은 울릉도 여행을 마무리한다.
간단한 여행기를 쓸려던 것이 재미없는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 버린 것 같다.
아뭏든 아름다운 울릉도를 돌아보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2-3일 더 있으면서
자유로이 도동항도 둘러보고 부둣가에서 아줌마들이 파는 싱싱한 오징어회에 소줏잔도 기우려보고 싶었지만
여행객이 붐비는 휴가철이라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다.
가족같이, 또 친구같이 정답게 대해주셨던 마리나 여행사와 관광호텔의 사장님 부부와
그 먼 울릉도에서 우연찮게도 만나 뵈었던 학교 대선배이신 유 사장님,
재미있는 관광 에피소드로 즐겁게 해 주셨던 해병장교 출신의 김 부장님,
맛있는 진수성찬을 마련해 주신 식당 아줌마와 아가씨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 성심껏 보살펴 주신 것을.
그리고 다시 한번 울릉도를 찾아갈 기회가 오기를 기원하면서 모두의 건강을 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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